잊을만하면 한 번씩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나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2019년 강원 산불은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었지만 ‘역사상 최고의 진화작전’이라고 표현할 만큼 전국 소방관들의 노력과 헌신이 빛을 발한 산불로 남았다. 역대급 재난에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전 국민적 성원으로 최단기간에 상흔이 치유된 산불이기도 하다.

화재 후 정부는 신속한 복구를 위해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동해시, 강릉시, 인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복구 자금을 빠르게 지원했다. 국민들은 ‘#나는강원도로갑니다’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Again Go East’, ‘여행은 또 다른 기부’ 같은 강원도민 돕기 캠페인도 활발하게 전개해 많은 국민들이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다.

강릉 중앙시장은 발디딜틈 없이 관광객들로 넘쳐 강릉 지역경제가 살아났음을 볼 수 있다.
강릉 중앙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들로 넘쳐 강릉 지역경제가 살아났음을 볼 수 있다.


강원도 산불이 난지 벌써 6개월이 흘렀지만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지난 4월에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강릉시 옥계면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그런지 강원도 소식이 늘 궁금하던 차에 아내와 함께 가을 여행지를 상의하다 강원도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적 관심 덕분이었는지 모처럼 찾은 강릉은 산불의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예전 모습을 되찾아 관광지마다 활기가 넘쳤다. 강릉 지역경제의 바로미터 같은 강릉 중앙시장에 들어서자 발 디딜 틈 없는 인파에 깜짝 놀랐다.

중앙시장의 명물이던 닭강정은 여전히 인기 만점이지만 새로운 명물 먹거리가 많이 생겨나 인기를 끌고 있다. 수제 어묵 고로케, 아이스크림 호떡, 커피콩빵, 연탄빵, 오징어순대, 김치말이삼겹살 등을 맛보려고 줄을 선 손님들이 많아 맛보기를 포기해야 할 정도다.

새롭게 명물 먹거리로 떠 오른 김치말이 삼겹살이 구미를 당긴다.
새롭게 명물 먹거리로 떠 오른 김치말이삼겹살이 구미를 당긴다.


중앙시장 다음으로 찾은 강릉 커피거리는 주말이라 그런지 차를 타고 진입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도로가 차량으로 꽉 차 있다.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커피가게를 찾았는데 안목해변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었다.

한 커피가게 사장은 “산불의 여파가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으로 단기간에 해소돼 예전의 커피거리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분주함 속에 행복이 넘쳐 보였다.

강릉커피거리와 안목해변에도 커피와 바다를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강릉 커피거리와 안목해변도 커피와 바다를 함께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으로 예전의 활력을 찾은 강릉을 뒤로 하고 6개월 전 자원봉사를 했던 강릉시 옥계면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들른 동해휴게소. 불에 타 새로 짓고 있는 건물 바로 옆에 주유소와 가스충전소가 보인다.

“주유소와 가스충전소는 소방관들의 목숨을 건 사수로 다행히 화마를 피했다”는 상인의 말을 들으니 산불로 포위된 주유소에 물을 뿌리며 버텼을 당시 처절했던 소방관들의 마음이 읽혀져 마음이 짠했다.

주변이 온통 불에 타는데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동해 휴게소의 주유소와 가스충전소
주변이 온통 불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내 더 큰 피해를 막아낸 동해휴게소의 주유소와 가스충전소.


옥계면에 들어서자 양 옆 산등성이를 따라 커다란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은 눈에 띄지 않고 주위 산들이 풀과 나무로 뒤덮여 있다.

주민에게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은 거냐?” 물었더니 “자연발생적으로 풀과 나무가 자라 파란 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대답을 들으니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을 실감하게 된다.

언제 불에 탔느냐고 할 정도로 놀라운 복원력을 보인 옥계면 산과 들이 파랗게 변해있다.
언제 불에 탔을까 할 정도로 놀라운 복원력을 보인 옥계면 산과 들.


밑동이 검게 그을린 채 서 있는 벌목된 소나무들이 아니었다면 산불이 났던 곳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기 어려울 정도로 6개월 만에 산과 들이 파랗게 변해 있었다. 식물들이 스스로 알아서 뿌리를 내린 듯했다.

불에 타 그을려 벌목된 채 모아 놓은 소나무가 아니면 불에 탄 흔적도 쉬이 찾기 힘들 정도로 복원이 됐다.
불에 타서 벌목된 채 모아 놓은 소나무가 아니면 불에 탄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복원이 됐다.


자원봉사자들이 불에 탄 나뭇가지를 제거하던 현장은 흔적도 없이 복원돼 불이 난 현장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축사가 불에 타는 모습을 지켜보며 울부짖었던 사슴들도 예전의 평온한 모습을 찾은 듯 축사를 자유롭게 뛰어 다니고 있고, 중장비가 불에 탄 축사를 정리하던 곳에는 새 축사가 들어섰다.

마을지킴이 같은 멍멍이 집 근처도 파란 풀이 새롭게 자라났다. 마을 곳곳에 화재로 방치됐던 농기구, 농자재, 불에 탄 나무 등도 모두 정리가 돼 90% 이상 복구가 된 느낌이다.

집 근처가 불에 타 검게 그을린채 있던 멍멍이 집 주변도 파란 나무 잎이 돋아났다.
불에 타 검게 그을린 채 있던 멍멍이 집 주변도 파란 풀이 새롭게 자라났다.


강릉시 옥계면 화재는 개인 소각장에서의 불법소각이 발화 원인으로 판명됐다. 또한 가을철 산불 발생 원인도 입산자 실화가 전체의 60% 이상이라고 한다. 한사람의 부주의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자각하고 화재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불에 탄 비닐하우스 10동이 있던 자리도 깨끗이 정리 돼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랐다.
불에 탄 비닐하우스 10동이 있던 자리도 깨끗이 정리돼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랐다.


소방청은 가을 산불 예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국민들이 지켜야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 낙엽이 많은 건조한 가을철에는 산불에 특히 유의해야 함으로 입산 시에는 성냥이나 담배 등 인화성 물질을 아예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 특히 산속이나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 논두렁 태우기, 쓰레기 태우기 등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취사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한다.
- 실수로 산불을 내도 3년 이하의 징역,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는 점을 꼭 잊지 말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 산행 중 산불을 발견했다면 신속히 산림항공구조대(1688-3119) 또는 119에 신고해야 한다.

강원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에도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려 강원도 경제가 활력을 찾았음을 알리고 있다.
강원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려 강원도 경제가 활력을 찾았음을 알리고 있다.


강원도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강원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의 절경과 단풍은 넋을 잃게 만들었다. 우리의 아름다운 산과 들을 더 이상 화마에 빼앗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합심해 2019년 가을이 무산불 가을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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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www.korea.kr)]

 

출처 : 정책기자마당

웹사이트 : http://www.korea.kr/news/reporterView.do?newsId=148866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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